그때는 트라우마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
감정을 드러내면 위험하다고, 혹은 믿으면 결국 실망만 남는다고 배운 부모는 그 교훈을 '내 트라우마야'라고 말하는 대신 평범한 조언이나 말하지 않는 집안 규칙으로 물려주곤 해요. 그래서 어른이 되어 다른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보기 전까지는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전해지는 구체적인 방식
아이는 부모가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그대로 따라 배우고(직접적인 모방), '사람을 믿지 마', '약한 모습 보이지 마' 같은 말로 직접 배우기도 해요. 부모 자신의 과거를 견뎌 내느라 힘이 바닥나서 채워 주지 못한 부분도 그대로 아이에게 영향을 남겨요.
같은 형제자매도 서로 다르게 영향받는 이유
같은 집에서 자라도 아이마다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어요. 세대 간 트라우마는 아이 각자가 가족 안에서 맡은 역할, 타고난 기질, 어느 쪽 부모의 방식을 더 많이 흡수했는지와 맞물려 나타나기 때문이에요. 모두에게 똑같은 양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이 패턴을 끊어 주는 것은 무엇일까
'이건 내 것이 아니라, 내가 배운 거구나' 하고 물려받은 구체적인 믿음이나 반응에 소리 내어 이름을 붙여 보는 것이 보통 첫걸음이 돼요. 무의식 속에 있는 패턴은 저절로 계속 반복되지만, 이름이 붙은 패턴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되거든요.
이 글은 대물림이 일어나는 방식을 설명할 뿐, 특정 부모를 진단하거나 탓하려는 것이 아니에요. 부모 역시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패턴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커요. 이를 이해하는 목적은 나의 다음 걸음을 위한 것이지, 가족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며 잘잘못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세대 간 트라우마라는 개념을 아는 것도 시작이에요. 하지만 가족 전체의 역사를 한꺼번에 들여다보기보다, 내 가족 안에서 실제로 짚어 볼 수 있는 한두 가지 패턴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 더 어렵고, 또 더 도움이 되는 다음 단계예요. OLENRI에서 나만의 패턴에 이름 붙이기